인테리어 공사 2주차

매사에 너무 애를 태우는 대신 흐름에 맡길 필요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요즘입니다.

인테리어 공사 2주차

인테리어 공사가 2주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여름엔 더워서, 겨울엔 추워서 공사가 어렵다던데 시기만큼은 저희가 제대로 정한 것 같습니다. 날씨가 적당하고 비도 오지 않아서 모든 일정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어요.

공사 현장에 가만히 서 있다 보면 마음이 분주해집니다. 잘하고 욕심은 한참 앞서는데 막상 현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거든요. 처음 하는 일이라 걱정이 많은 탓도 있고요. 하지만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가며 오늘 할 일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네요. 매사에 너무 애를 태우는 대신 흐름에 맡길 필요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요즘입니다.

화장실의 변신

옛 화장실아 안녕. 목수님이 화장실 벽면을 깨끗하게 세워주셨어요. 작은 공간이지만 최대한 넓게 사용하고 싶어서 원래 붙어있던 타일을 모두 철거했는데요. 바닥 타일이 3겹이나 덧방 시공이 되어 있어서 철거할 때 꽤 애를 먹었답니다.
화장실과 더불어 깨끗해진 창고를 저희 아버지가 둘러보고 계시네요. 홀과 주방에서 전기 내선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목수님들은 화장실, 창고 작업을 마쳤습니다.
전기 기사님은 5일 동안 분전함 위치를 옮기고 내선 공사를 진행해주셨는데요. 전선은 사진처럼 뽑아두기만 했습니다. 조명, 콘센트, 스위치는 벽 마감 공정이 끝난 후 설치할 예정이에요.

본격적인 목공 작업

목공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몇 차례에 걸쳐 목재가 배달됩니다. 일당을 받으시는 목수님을 고용하고 목재비를 따로 지불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비용은 목재상에 직접 입금했습니다.
가벽을 세우고 석고보드로 벽을 마감합니다. 천장까지 모두 마감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들었어요. 목공 공정이 총 8일이었는데 나흘간은 벽과 천장 작업만 한 것 같습니다.
선반이나 액자를 달 곳에는 나무 합판을 치고 석고보드로 마감합니다. 그러면 피스를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너무 무겁지 않다면 석고보드용 앙카와 피스로도 고정할 수 있다고 해요.
목공 5일 차에 들어서야 드디어 가구를 짰습니다. 책장과 의자가 생겼어요. 의자에 처음 앉았을 때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가구 도면을 짜면서 상상했던 모습이 현실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목공 6일 차부터 주방 바와 카운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구조는 금방 잡지만 디테일을 완성하는데 생각보다 긴 시간이 들더라고요.
테이블 다리를 미리 주문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크기의 상판을 제작해서 함께 사용하려 해요.

틈틈이 일하기

대부분의 공정은 아침 8시에 시작해서 저녁 5시에 끝납니다. 저 역시 같은 시간에 출퇴근하는데요. 온종일 현장에 서 있으면 무료할 법도 하지만 틈이 나는 대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처리하려 노력했습니다. 이날은 인터넷 기사님이 다녀가셨어요.
운 좋게도 가게 바로 옆이 건재상입니다. 덕분에 편한 마음으로 들러서 타일을 골랐어요. 사장님의 허락하에 마음에 드는 타일을 들고 가게에 가져가서 직접 대보기도 했답니다.
현관 유리문에 붙어있는 지저분한 고무도 교체했습니다. 어디에 부탁해야 교체할 수 있는지 몰라서 여러 곳에 전화해 물어봤는데요. 결국 창호하시는 분이 오셔서 수리해주셨어요.
고무를 교체하면서 실리콘도 다시 쏴주셨습니다. 오래된 유리문이 새것처럼 깨끗해졌어요. 수리를 마친 후 열쇠도 디지털 도어락으로 교체했습니다.

목공 마무리

목공 8일 차이자 마지막 날. 남은 목재로 잡다한 가구를 짜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대충 그림을 그려 갔어요. 이렇게 전달해도 찰떡처럼 이해하시고 척척 만들어주십니다.
비어있던 베이킹룸 가벽에 강화유리를 설치했습니다. 유리 하나 달았을 뿐인데 정말 그럴싸해 보여서 신기했어요.
목공 작업이 완전히 끝나고 폐기물 처리 업체에 연락해서 남은 목재와 석고보드를 정리했습니다. 그토록 원했던 가게의 형태가 드러났어요.
카운터 겸 주방 공간입니다. 도면을 짤 때 너무 넓거나 좁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딱 마음에 들어요. 손님들과 최대한 친밀하게 지내고 싶기에 과감한 오픈 주방 형태를 구상했는데요. 아주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짝과 서랍이 달렸어요. 인덕션과 싱크볼이 들어갈 곳에는 크기에 맞춰 구멍을 뚫어뒀습니다. 바 중앙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니, 벌써 개업한 것처럼 가슴이 쿵쿵 뛰었어요.
미리 주문해두었던 테이블 다리에 상판을 슬쩍 얹어보았습니다. 지는 저녁 해가 예쁘게 들어올 시간이 되었더라고요. 의자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서도 우리의 가게라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어요. 참 이상한 기분입니다.

남은 공정

  • 도장 작업
  • 타일 작업
  • 주방 기기 및 가구 입고
  • 에어컨 본체 설치
  • 설비 마무리 (수도 사용기기 설치)
  • 전기 마무리 (조명, 스위치, 콘센트 설치)
  • 닥트 마무리 (환풍기, 주방 후드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