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로 이사 갑니다

사는 곳을 옮기니 원하는 삶에 한 발짝 다가선 기분입니다.

제주도로 이사 갑니다

안녕하세요, 강단과 소신입니다. 2021년 7월 12일,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로 이주합니다. 중요한 걸음을 내디딘 만큼 솔직한 생각과 감정을 나누고 싶어 손님 여러분께 편지를 씁니다.

본격적으로 제주 이주를 생각하게 된 것은 두 사람 모두 회사를 그만두기로 한 올해 초입니다. 서울이 고향이 아니다 보니 회사에 다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남아있을 이유가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어요. 꽉 찬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할 때면 무엇을 위해 대도시에 살고 있는지 현타가 왔습니다. 값비싼 전셋집을 오가며 살아갈 날들이 눈앞에 보이기도 했고요. 우리가 바라던 '기회'가 정말 이 도시에 있는지 알아봐야 했습니다.

고민 끝에 저희는 서울을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새것보다 오래된 것을 좋아하고, 복잡함보다 여유로움을 즐기는 저희 부부가 서울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건 어쩌면 당연한 결론 같기도 하네요. 틈만 나면 회사가 아닌 '나의 것'을 하고 싶다고 말해왔던지라 새로운 일을 벌이기에 딱 맞는 곳을 찾고 싶기도 했습니다.

소신의 고향이 제주인지라 자연스럽게 제주에서의 삶을 구체화해온 것 같아요. 무엇보다 애정하는 제주의 구석구석을 제품으로 풀어보고 싶은 욕심이 컸습니다. 까만 현무암과 돌하르방, 낮은 오름, 관광객과 주민들. 제주에는 다른 도시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데요. 이 매력이 담긴 프로젝트를 상상하는 일은 저희에게 큰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살 곳을 정하는 것만큼 중요한 결정이 인생에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어디에 살 것인가' 하는 고민은 곧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물음과 같았고, 서울을 떠나 제주에 정착하기로 한 결정은 조금 더 저희답게 살고 싶다는 다짐이 되었습니다. 제주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리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작은 결심이 쌓이면 큰 확신이 되지 않을까 바라고 있습니다.

사는 곳을 옮기게 되었을 뿐인데 원하는 삶에 한 발짝 다가선 기분입니다. 지금 이 기분을 잊지 않고 앞으로 남은 산들 모두 뚜벅뚜벅 넘어보겠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아닌 CHEESYLAZY를 응원해주시고 지켜봐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다음 인사는 제주에서 드릴 수 있겠네요.

고맙습니다. 강단과 소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