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주인과 함께 비건이 된 식당"

비건 식당 비오는날의숲 문진원 사장님 인터뷰.

Ep.6 "주인과 함께 비건이 된 식당"

멋쟁이 사장님과 나누는 일과 삶에 대한 진지한 대화, 강소팟이 돌아왔습니다.

6화의 게스트는 비오는날의숲 문진원 사장님입니다. 인터뷰 진행은 소신이 담당했으며, 비건 식당으로의 변화, 밀키트 사업, 주식 투자 노하우, 부부 창업, 전남 보성에 구입한 땅에 대하여 이야기 나눴습니다.

강소팟은 애플 팟캐스트, 스포티파이,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방송을 듣기 전 <진행자의 코멘트>를 먼저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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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자 소신의 코멘트

8년 전, 사회초년생이던 나는 잘 하고 싶은 마음을 연료 삼아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연차가 훨씬 높은 두 선배가 구성원의 전부였는데, 나는 기회가 될 때마다 두 사람을 앞에 두고 아이디어와 고민을 늘어놓았다. 소중한 점심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돌이켜보면 나는 선배 입장에서 최악의 점심 메이트였다.

선배들을 보면서 나는 ‘좋은 선배’에 대한 상을 그렸다. 투박한 언어로 일에 대해 말하면 선배는 끝까지 경청했다. 안 될 거다, 터무니없다, 너도 해보면 알 거다 말하는 대신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선배가 만든 그늘 안에서 나는 늘 자유롭고 안전했다. 시간이 흘러 나도 누군가의 선배가 되었을 때, 내가 그 노릇을 잘 해냈는가 생각하면 부끄럽다. 하지만 좋은 선배를 알아보는 눈 만큼은 확실히 얻었다고 자부한다.

치지레이지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비오는날의숲 사장님 두 분께서 손님으로 가게에 방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기 전, 진원 사장님은 메뉴판을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이것도 맛있고 이것도 맛있고. 다 맛있어요!’라며 초보 사장이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큰 칭찬을 남겼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강단의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긴 휴무를 마치고 다시 영업을 시작한 첫 주에 사장님들이 작은 선물과 긴 편지를 들고서 치지레이지를 찾아오셨다. 두 분이 내민 다정한 손길에서 시작한 인연은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오고 있다.

아무리 사소한 이야기라도 허투루 듣지 않는 두 분 앞에서, 나는 마치 8년 전 사회초년생 고은비로 돌아간 것처럼 눈치 없이 이야기를 쏟아낸다. 끝없이 서로 의견을 보태고 격려를 전하다 보면 술 한 잔 하지 않고도 늦은 새벽까지 대화가 이어지곤 했다. 두 분이 들려주는 모든 이야기가 나를 타오르게 하는 장작이 되었다. 그 덕분에 긴 만남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면 잘 하고 싶고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늘 배가 되어 있었다.

고민이 생길 때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내 마음은 충분히 든든하다. 나의 멋쟁이 자영업 선배이자 소중한 친구들. 비오는날의숲이 지나온 굴곡진 역사와 그 속에서 유연하게 흔들리던 두 분의 이야기는 나에게 언제나 큰 힘을 주었다. 이런 진원, 지원 사장님의 강인한 이야기를 강소팟을 통해 더 많은 분과 나눌 수 있어 자랑스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