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가지 생각

가게는 복권이 아니다.

10가지 생각
  1. 가게는 복권이 아니다. 하루아침에 성과를 기대하는 건 게으른 생각이다. 천천히 발효한 빵이 더 맛있고, 느리게 걷는 사람이 더 멀리 간다. 일류 셰프나 베테랑 자영업자가 아닌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건 끈기 밖에 없다.
  2. 샌드위치 판매량이 유일한 성장 지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알고 보면 스타벅스는 은행이고, 맥도날드는 부동산 회사다. 나란히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치지레이지 또한 샌드위치 가게이자 콘텐츠 회사다.
  3. "오늘 뭐 먹을까?"라는 질문에 치지레이지가 떠오를 수 있을까. 손님이 생각하는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샌드위치 가게? 비건 식당? 밥 대신 빵?
  4. 가게를 찾는 손님은 돈뿐만 아니라 시간을 지불한다. 돈과 시간, 둘 다 아깝지 않을 정도로 좋은 공간은 기대 이상을 제공한다.
  5. 빵은 5,000년 전부터 비건이다. 치지레이지 빵에는 밀가루, 물, 소금, 효모, 몰트가 들어간다. 비법은 없다. 단순한 재료, 높은 수분율, 충분한 발효를 추구하며 매일 굽는다.
  6. 최근 가게에 식기세척기가 생기고 마감에 드는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 기계를 고용하여 시간을 살 수 있다면 과감히 투자하는 것이 맞다. 단순 반복 작업을 줄여야 창작을 늘릴 수 있다.
  7. 치지레이지를 위해 일하는 일분일초가 마냥 즐거울 수는 없다. 무슨 일을 하든 때로는 불안하고 좌절하는 것이 당연하다.
  8. 한 분야에 매진하는 건 다른 선택지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나는 어떤 영역에서 정점을 찍고 싶을까. 기회비용을 마음에 두고 판단하자.
  9. 생산성에 집착하지 말자. 내가 주어진 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알 방법은 없다. 있는 그대로 현재를 바라보며 감사한다면 예비군 훈련마저 즐길 수 있다.
  10. 관심이 돈을 의미하는 사회다. '좋아요'를 누를만한 콘텐츠나 제품을 잘 만드는 브랜드는 너무나 많다. 우리는 공간과 제품에 유행이 아닌 취향을 담는다.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 블로그나 가게를 찾아주길 기대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