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쌓일수록 빛나는

꾸준하게 지속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시간이 쌓일수록 빛나는
2024년 8월 6일, 붉은오름자연휴양림으로 엠티 간 날. 아침 6시에 일어나 <창작하는 아침> 참여하는 중.

지난 8월 8일은 ‘강단과 소신 팟캐스트’ 1주년이자 <창작하는 아침> 모임을 시작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기념일을 요란스럽게 소문냈더니 많은 분이 축하를 보내주셨어요. 숫자 8을 옆으로 눕히면 무한대 기호와 같다며, 8월 8일에 겹경사를 맞이한 작은배가 한계 없이 활보하길 바란다는 메일이 떠오르네요. 축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빛이 나는 일을 하고 싶어요. 100일과 1년. 아담하고 귀여운 숫자처럼 보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시간이 쌓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욱 힘이 납니다.

오늘은 ‘꾸준함’을 테마로 삼아 강소팟 1주년과 <창작하는 아침> 100일을 짧게 회고한 글을 보내드립니다. 덧붙여, 강단과 소신이 지난 일주일간 일상에서 포착한 용감와 영감을 모았습니다. 새로워진 작은배 레터의 형식이 조금 낯설 수 있지만, 찬찬히 살펴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 오늘 작은배 레터에 담긴 이야기

1. 말 그대로 돌 ‘잔치’: 강소팟 1주년 기념 방송 비하인드
2. 꾸준한 창작이 만든 변화: 100일째 <창작하는 아침>
3. 일상 속 용감과 영감을 찾아서: 놀이와 쉼의 차이, 물에 뛰어들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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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년 기념 방송은 강소팟 친구들의 목소리로 가득 채우고 싶었습니다. 무려 한 달 전부터 ‘축하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여기저기 소문을 냈고, 방송에 출연했던 게스트 몇 분을 직접 찾아가 축하 메시지를 녹음하기도 했어요. 그 결과 복닥복닥 시끌벅적한 기념 방송이 탄생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천막 치고, 돌상 차리고, 축하 떡도 맞추어 모두 한자리에 모아 대접하고 싶었는데요. 기념 방송으로나마 제대로 된 돌잔치를 열게 되어 기쁜 마음입니다.

작은배를 탄 강단과 소신. 지키미 님이 그려주셨습니다.

26개의 에피소드, 16명의 게스트, 2,000명에 가까운 구독자. 방송을 준비하며 여러 데이터를 처음 살펴봤습니다. 서울, 부산, 제주, 독일, 미국, 일본 등 세계 곳곳에 강소팟 친구들이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강소팟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없었을 인연입니다. 강소팟은 강단과 소신 두 사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방송입니다. 매 화 빠짐없이 듣고, 주변에 강(소팟을)추(천)하고, 진심어린 응원을 보내주는 강소팟 친구들께도 일주년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

강소팟이 돌잡이를 한다면, 망설임 없이 실을 잡을 거예요. 가늘지만 딴딴한 실 처럼 오래도록 무탈하게 좋은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이런 마음을 담아, 앞으로는 격주가 아닌 매주 일요일에 강소팟을 발행합니다. 일과 삶에 강단과 소신이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들을 수 있는 대화. 정성껏 쌓아가겠습니다.

* 강소팟 1주년 기념 방송으로 꾸며진 27화는 지금 바로 애플 팟캐스트, 스포티파이, 유튜브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강소팟 돌잔치에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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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함이 작은배의 무기’라는 말을 종종 듣지만, 사실 강단과 소신은 꾸준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입니다. 소신은 자타공인 백공으로, 이것저것에 관심이 많고, 강단은 1년간 회사를 세 곳이나 다닌 경력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예요. 그런 저희가 어떻게 100일 연속 창작을 이어나가고 있을까요? 심지어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말이에요.

아침 해가 100일을 축하하는 모습. 창작 동료 핸드라이트 님이 그려주셨습니다.

처음엔 ‘매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지만, 이제는 ‘매일 하면 된다’는 생각 덕분에 창작을 바라보는 태도가 가벼워졌습니다. 한 번에 모든 걸 완벽히 끝낼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거든요. 바느질, 우쿨렐레, 스탠드업 코미디, 캐릭터 그리기 등 여러 가지 창작을 탐색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조금씩 영역을 넓히며, 창작의 즐거움이 쓸모가 아닌 과정에서 나온다는 걸 몸으로 익히고 있습니다.

지난 100일간 모임에 참여한 동료는 총 22명, 그중 4명이 처음부터 함께해 100일을 맞이했습니다. 하니 님, 포레스트 님, 핸드라이트 님, 온돌 님. 100일을 함께 기념할 동료가 있다는 행운을 선물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네 분뿐 아니라, 창작의 어려움과 기쁨을 나누는 모든 동료들께도 감사를 전해요. 꾸준함과는 거리가 먼 강단과 소신이 100일을 창작으로 채운 것은 모두 덕분입니다.

<창작하는 아침>을 하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말을 들으면 ‘맞아, 이건 정말 어려운 모임이야.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신청해야 해.’라며 겁을 주곤 합니다. 하지만 의지박약인 강단과 소신도 동료들의 힘을 빌려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는 걸요. 이 힘을 느껴보고 싶다면, 9월 모임에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모임 신청은 8월 20일쯤 시작할 예정이며, 구독자님께 메일로 가장 먼저 모집 소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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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쉼의 차이

놀이기획자 고길희 님이 운영하는 놀이기지 명화슈퍼 프로그램 <여름은 바다기지>에 다녀왔습니다. ‘놀이기획자’라는 직업에 흥미를 느껴 처음 만나게 된 길희 님. 그가 첫 만남에 들려줬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놀이와 쉼은 다르다. 놀고 나서도 쉬어야 한다.”

<여름은 바다기지>에서 경험한 놀이는 역시나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길희 님이 만들어 둔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놀이와 질서, 그리고 무질서를 경험하며 어울렸어요. 저희도 잘 어울려 놀고 싶었지만, 아이들은 호락호락하지 않더군요. 함께 끼워준 친구들과 재밌게 놀고 집에 돌아왔더니 녹초가 되었습니다. 놀이 후에도 쉼이 필요하다는 말을 떠올리며, 그날 저녁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었어요.

물에 뛰어들 용기

Zine 만드는 동아리 진동을 함께하는 친구들과 엠티를 다녀왔습니다. 엠티 이튿날엔 포구에서 물놀이를 했는데요. 물이 차가워서 입수조차 못하는 소신과는 달리, 최근 다이빙에 푹 빠진 친구는 멋진 솜씨를 뽐냈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슝— 물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아주 아름답더라고요.

물에 뜰 줄 알고 수영도 할 줄 알면서, 소신은 뭐가 그리 겁이 났을까요? 물에 풍덩 빠지고 나면 다시 떠오르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눈 꼭 감고 몸을 던져보니, 생각보다 별것 아니었네 싶더라고요. 물론 다이빙 자세는 빵점이었지만 말이에요. ‘못할 줄 알았던 일을 용기 있게 해내는 희열’을 다이빙 덕분에 오랜만에 만끽했습니다.

<여름은 바다기지>에 등장한 문어 강단.

👀 여러분은 어떤 일을 꾸준하게 지속하고 싶나요?

100일, 1년, 3년… 작은배의 꾸준함에 대해 응원받을수록, 여러분이 쌓아가는 시간도 함께 응원하고 싶습니다. 결과물뿐 아니라 과정을 지켜보는 동료가 되고 싶어요.

새로운 형식으로 보내드린 작은배 레터에 대한 의견도 편하게 알려주세요. 강단과 소신을 거쳐 듣고 읽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제안해 주셔도 좋습니다.

입추가 지나고 하늘은 조금 높아진 것 같은데, 대낮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네요. 두 계절의 사이를 지나며 요즘 안부를 물을 때 유난히 날씨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되는데요. 공기가 선선해질 날을 기다리며, 다음 주 레터에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작은배를 함께 만드는 열렬한 후원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