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작은배 레터를 보내드립니다.
글보다 폭 넓은 콘텐츠로 자주 인사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작은배 강단과 소신입니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매주 보내드리던 작은배 레터 발행을 그만두려 합니다. 그 대신 책, 영상, 모임 등 폭 넓게 콘텐츠를 창작하고 그 소식을 비정기적으로 전해드릴 예정이에요. 작은배 레터를 좋아하셨던 구독자님께 아쉬운 소식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저희 두 사람도 시원섭섭한 마음인데요. 그간의 고민과 앞으로 작은배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차근차근 전하고자 합니다.
2022년 2월부터 매주 한 편씩 메일로 글을 보내드렸습니다. 잘하고 싶은 욕심으로 글의 형식을 바꾸기도 여러 번, 글이 도무지 쓰이지 않아 심지어 사과 편지를 쓴 적도 있는데요. 다양한 굴곡을 지나면서도 2년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레터를 발행해 왔습니다. 세어보니 약 130개의 글을 구독자님께 보내드렸어요.
그런데 몇 달 전부터 매주 찾아오는 마감이 갑갑하게 느껴졌어요. 발행 루틴에 익숙해진 탓에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성장 감각은 둔해졌고, 심지어 마감을 지킨다는 핑계를 방패 삼아 진심을 부풀린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
뉴스레터라는 형식에도 아쉬움이 생겼습니다. 레터가 아닌 다른 형식으로 다루고 싶은 이야기가 점점 쌓여갔거든요. 이런 순간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작은배 레터에서 졸업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가 왔음을 직감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때까지 작은배 레터를 그만두지 않았던 건 매주 보내드리는 글 한 편이 구독자님과 저희를 이어주는 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고 남겨주신 구독자님의 댓글을 읽을 때 정말 행복했거든요. 약속한 콘텐츠는 어떻게든 보내야 한다는 책임감, 동시에 작은배 구독자님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저희 두 사람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그에 맞는 방식으로, 원할 때 발행하고 싶어요. 그래야만 진심을 담아 창작할 수 있고, 보는 사람들에게도 의미가 있을 테니까요. '매주 글을 발행한다'는 스스로 만든 규칙 아래에서 지금껏 기초 체력을 단련해 왔습니다. 그 모습이 트레이드밀에서 달리는 것과 같았다면, 앞으로는 넓은 공원으로 나가서 자유롭게 뛰놀고 싶어요.
마감이라는 부담과 뉴스레터라는 형식에서 벗어난 작은배가 어떤 창작을 하게 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었지만 미뤄둔 프로젝트가 많아요. 정기적으로 글을 보내드리진 않지만, 앞으로도 중요한 소식은 구독자님 메일로 가장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작은배의 결심과 시도를 응원해 주실 구독자님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오늘 보내드린 소식에 대한 의견은 작은배 방명록에 편하게 남겨주세요. 글보다 폭 넓은 콘텐츠로 자주 인사드리겠습니다.
진심을 담아 감사를 전합니다.
작은배 강단과 소신 드림.